한국의 중고물품 거래하면 당근 마켓을 떠올리시죠? 일본에도 메루 카리(メルカリ)라는 중고물품 거래 앱이 있습니다. 비슷한 곳이 몇 개 더 있지만, 이용자 수와 편의성에서 메루 카리는 타 플랫폼을 압도해 버리죠.
저도 이 앱을 종종 이용하는데요. 가지고 있으면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중고거래로 팔고, 쏠쏠하게 재테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 메루 카리에서 제 카메라가 팔렸는데요. 올리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팔려버렸답니다.
메루 카리에서 물품이 잘 팔리는 등록법에 대해 제 나름의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메루 카리에서 물건 잘 파는 법
- 사진에 신경쓰기
- 정중한 언어 사용하기
- 물건 상태에 대해 상세하고 솔직하게 쓰기
제가 지금 껏 메루 카리에서 물품을 등록하고 팔아보면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은 위 3가지입니다.
덕분에 구매자가 해 준 제 평가는 모두 별 5개로, 지금껏 약 100건의 운 좋은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① 사진에 신경쓰기
구매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되도록 많은 사진을 찍어 올리고, 필요 없는 배경은 잘라버리고 물품만 잘 보이도록 편집합니다.
전자제품의 경우 기본 6~10장 정도 상세 컷과 전체 구성 물품 컷까지 올립니다. 카메라라면 컷 수가 몇 장인지 올리면 더 좋고요.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그래서 더 중요하죠.
스마트폰 사진 편집의 자르기, 자동 색 보정 기능만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② 정중한 언어 사용하기
얼굴도 모르는 구매자에게 제 물품을 어필하는 것이니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정중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루 카리에서 쓰는 전형적인 일본어 문장은 웹 검색만 해도 바로 나오거든요. メルカリ例文등으로 검색 후, 복사해서 붙여 넣기만 해도 됩니다.
또는 메루 카리에서 이미 거래가 성사된 물건 ( sold )이라 표시된 화면으로 들어가서 코멘트란이나 판매자가 어떤 멘트를 사용하고 있는지 보고 참고해서 쓸 수도 있습니다.
구입이 결정되어 구매자가 나타났을 때, 상품 발송 후, 상품 수령 후 구매자가 수령 확인을 해주었을 때 등등 거래 때마다 사실을 알리고 인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평점을 받으면 다음 거래에서도 믿고 거래해주는 사람이 나타날 테니까요.
③ 물건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쓰기
중고물품을 거래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스무즈 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미리 물건 상태에 대해 상세하고 솔직하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 부분에 상처가 나거나 눌린 자국이 있다, 혹은 옷 어디 부분에 얼룩이 있다 등등 작은 결점이라도 언급을 하고 그 부분을 잘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 올립니다.
사용감이 있고 낡았지만 작동에는 문제가 없고, 깨끗이 청소해서 보냅니다 라는 식의 문장이죠. 노리턴, 예민하신 분은 피해 주세요 같은 부정적인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구입 시기나 파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하는 것이 좋고요. 메루 카리라는 신용 가능한 플랫폼을 통해서 거래하는 것이지만 일대일 거래이고, 직접 확인이 불가능하니 되도록 상세하게 써서 구매자의 불안감을 없애 주는 것이죠.
중고물품 거래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더 많은 점이 있지만 위 3가지만 신경 쓰면 신속하고 좋은 거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메루 카리 판매자 입장의 단점
① 높은 수수료
물건 가격의 수수료를 10% 뗍니다. 꽤 높은 비율의 돈을 떼어가는 거죠. 만약 1만 엔짜리 디비디를 팔았다면, 1천 엔은 수수료로 메루 카리에서 가져갑니다.
또 메루 카리는 택배비 부담이 대부분 판매자인데요. 착불 등으로 지정 가능하지만 판매자 부담으로 등록된 물품이 아니면 잘 팔리지 않아요.
10% 수수료 플러스 비싼 일본의 택배비까지 떼이니 1만 엔짜리 물건을 팔았다고 해도 결국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8천 엔 대가 됩니다. 가지고 있지만 쓰지는 않고, 배송료와 수수료를 제하고도 남는 장사로 생각된다면 출품하는 것이죠.
② 물건 대금 입금에 시간이 걸림
물건이 구매자에게 도착하면, 판매자가 기한 내에 수령 확인을 해야 대금이 내 매상금으로 올라갑니다. 매상금은 바로 계좌로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 신청을 해야 하고, 정해진 날짜에만 입금됩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해서 메루 카리에서 물건을 판다 해도 실제 내 손에 돈이 들어오려면 시일이 걸리는 것이죠.
그럼에도 메루 카리를 애용하는 이유
위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메루 카리는 일본에서 가장 이용자 수가 많은 플랫폼이다 보니, 인기 많거나 저렴한 물품은 출품하자마자 바로 팔려버리는 일도 일어납니다. 수수료가 비싸도 메루 카리를 이용하는 이유죠.
이용자 수가 많은 만큼 편의성도 높습니다. 택배를 보낼 때 편의점에나 우체국에서 보낼 수 있는 메루카리 자체의 배송 시스템도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나와 상대방의 주소, 이름 등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되고, 택배 송장을 직접 손으로 쓸 필요도 없거니와, 부칠 때 돈도 필요 없습니다. 자동으로 택배비가 제외된 금액이 후에 매상금으로 입금되니까요.
정중한 언어로 거래하는 것이 좋다는 언급을 했는데요. 일본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중고 거래하면서 만나게 됩니다. 물품을 팔려고 등록을 하면 올린 가격보다 당치도 않은 금액으로 사겠다는 사람도 있고 ( 물론 아주 정중한 문장으로 ), 흥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차단시켜버리는 판매자도 있습니다.
공짜로 줘도 쓰지 못할 만큼 낡은 물건을 당당히 출품하는 사람도 있고, 새것과 다름없는 물건을 저렴하게 내놓는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메루 카리를 하면서 물건의 재이용을 하게 되니 조금이나마 지구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도 하고요.
짧지만 다양한 인연들을 만나고, 소소한 용돈벌이도 할 수 있는 메루 카리는 일본에 거주하는 분이시라면 추천하는 중고거래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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