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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 앙투완 드 생텍쥐베리 완독일 2020.10.16
리비에르는 별빛은 너무 찬란하고, 공기는 너무 습하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이상스러운 밤인지!
밤은 마치 윤기 나는 과육처럼 갑자기 군데군데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여전히 별들이 총총하게 빛났지만, 그건 한순간의 오아시스에 불과한 것이었다.
비행을 너무나 사랑한 남자
생떽쥐베리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도 좋은 작품인것 같다. 등장인물인 파비앵이 비행 중 죽음을 맞은 것처럼 생떽쥐베리 자신도 같은 운명을 맞이했으니.
아름다운 밤의 정경을 묘사한 글을 읽으며 야간비행에 대한 애정이 담뿍 느껴졌다. 사생활을 들춰보면 마냥 어린왕자의 순수함만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생이지만, 인간이란 그런 존재니까.
리비에르라는 등장인물이 참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의 고뇌들이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번역문제인지 내 이해력 부족인지 약간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비행을 목숨걸고 해야 하는 시대에 수천수만 번 하늘을 날면서 쌓인 감정과 생각들이 어린 왕자나 야간비행 같은 작품을 낳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과연 그 위대함에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죽기 직전까지도 조종핸들에서 손을 놓지 않았을 생떽쥐베리. 비행 중 행방불명, 그가 바라던 형태의 죽음이였을까.
죽어가는 순간에 미처 완성시키지 못한 소설의 원고가 머릿속에 불현듯 떠올랐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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